경희열린한의원
"한약도 먹어봤는데 그때뿐이었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한약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닙니다. 어디를 겨냥했느냐가 달랐을 가능성이 큽니다. 땀을 줄이고 소변을 줄이는, 증상을 겨냥한 약은 먹는 동안에는 편한데 끊으면 제자리로 돌아오기 쉽거든요.
저는 증상이 아니라, 증상을 만들어내는 몸의 긴장을 겨냥합니다. 몸을 긴장시키는 스위치가 눌린 채로 굳어 있으면 그 긴장이 각자 약한 자리에서 터져 나옵니다. 어떤 분은 땀으로, 어떤 분은 달아오르는 얼굴로, 어떤 분은 화장실 걱정으로요. 한약은 이 스위치를 천천히 풀어주는 방향으로 씁니다.
같은 다한증이라도 더위를 타서 머리에 땀이 쏟아지는 분과, 긴장하면 손부터 젖는 분은 몸이 다릅니다. 약도 달라야 하고요. 그래서 처방을 정해놓고 진료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 잠은 어떤지, 대소변은 어떤지. 이걸 다 들어야 그분의 스위치가 어디서 눌리는지 보입니다. 첫 진료에 시간을 넉넉히 잡는 이유입니다.
치료가 진행되면 몸이 달라지고, 달라진 몸에는 다른 약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같은 분이라도 처방을 중간에 조정합니다.
"한약은 뭐가 들어 있는지 몰라서 불안해요." 이 걱정도 자주 듣습니다. 당연한 걱정입니다. 먹는 것인데 내용을 모르면 불안한 게 정상이거든요.
그래서 여쭤보시면 답합니다. 어떤 약재가 들어가는지, 왜 그 약재인지, 언제까지 먹는지. 궁금하신 것을 물어보시는 데 눈치 보실 필요 없습니다.
치료 계획도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걸릴지, 어느 시점에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처음에 말씀드리고, 동의하신 뒤에 시작합니다.
"한약 먹으면 간 나빠진다던데요."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이 걱정을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복용 중인 약과 기저질환을 먼저 확인합니다. 필요하면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에 처방하고요. 안전을 담보할 수 없으면 무리하게 처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라면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필요한 검사와 진료를 먼저 권해드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 보는 치료일수록, 이 순서를 지키는 것이 결국 빠른 길이거든요.
여기까지 읽으셨어도, 결국 "정말 그렇게 하는지"는 겪어봐야 아는 일입니다. 그래서 말로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원장이 쓴 글과 영상을 몇 편 보시고, 이 병을 어떻게 보는 곳인지 확인한 뒤에 판단하셔도 늦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