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칼럼
2026. 08. 20 · 글 허주 대표원장

발표를 앞두고 심장이 벌렁거리면서
얼굴이 달아올라요.
회의할 때 주목을 받으면
갑자기 얼굴이 새빨개져요.
위와 같은 증상으로 피부과에서 레이저 등 각종 치료도 받아보시고,
긴장이 문제인 것 같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 및 약물 치료도 받아보셨다면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그 이유를 찾고 계신 거라면
잘 들어오셨습니다.
긴장으로 인한 얼굴홍조 환자분들을 치료하면서 얻게 된 정보를 가감 없이 공개하겠습니다.

동료 직원이 말만 걸어도 얼굴이 붉어졌던 분입니다.
이유를 명확히 알면, 치료도 가능합니다.
1. 얼굴이 빨개지는 병의 실체

인사가 늦었습니다. 긴장과 연관된 얼굴 홍조를 집중적으로 진료하는 허주 한의사입니다.

회의 때마다 얼굴이 빨개질까 봐 걱정되시나요?
원인을 알면 위 환자분처럼 치료도 가능합니다.
이 증상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1️⃣ 피부과
2️⃣ 정신건강의학과
피부 자체로만 보자면, 주사(Rosacea)로 인한 증상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얼굴 모세혈관이 만성적으로 늘어나서 사소한 자극에도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것이죠.
이 증상이 정서적 자극, 다시 말해서 긴장, 불안, 당황, 부끄러움 등의 감성에 의해서 악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회불안장애(사회공포증)으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피부가 문제인가?
아니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서 그런가?
라는 의문을 갖고 계신다면, 두 가지가 모두 여러분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잘 따라오셨다면, 이제는 이 증상이 왜 생기는가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그래야만 해결책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2. 얼굴이 잘 빨개지는 이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증상은 자율신경의 불균형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자율신경이란,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돌아가게 해주는 신경입니다. 심장이 뛰고, 음식이 소화되고, 혈관이 늘어났다 좁아지는 모든 과정이 여기서 조절됩니다.
이 자율신경은 두 갈래로 나뉩니다.
건강한 사람도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살짝 올라와서 얼굴이 약간 붉어집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경우, 이 반응이 과도하게 일어납니다.
실제 생존에 위협이 되지 않는 자극인데도, 뇌가 '위험 신호'로 과도하게 해석하고, 그 결과 교감신경이 크게 튀어 오릅니다.

심장이 과도하게 두근거리고, 안절부절, 초조하게 되고, 손이 떨리고, 손발에 땀이 나고, 차가워지고, 얼굴홍조도 함께 동반됩니다.
여러분이 이 증상의 원인을 찾기 위해 검색했던 여러 글에서 나왔던 내용, 기억하시죠?
자율신경계 불균형
상열하한
교감신경계 항진
여기까지가 보통 다른 글에서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왜 누구는 자율신경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누구는 이렇게 과도하게 반응할까요?
13년 임상에서 만나는 환자분들에게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율신경의 안정성을 떠받쳐 주는 몸의 환경이 흔들려 있다는 점입니다.
몇 가지를 풀어드리겠습니다.
3. 홍조를 유발하는 몸의 환경

① 잠
잠을 깊이 못 자거나, 자주 깨거나,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으신가요?
자율신경이 회복되는 시간은 사실상 깊은 잠 속입니다. 낮 동안 쌓인 교감신경의 흥분은, 잠에 들어 부교감신경이 충분히 활성화되어야 비로소 가라앉습니다.
그런데 잠이 얕거나 짧으면 이 회복 과정이 매일 미완성으로 끝납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이미 교감신경이 약간 들떠 있는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거죠. 작은 자극에도 쉽게 튀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② 장
소화가 잘 안되거나, 배에 가스가 차고 더부룩하거나, 설사·변비를 자주 겪으신가요?
장과 뇌는 '미주신경'이라는 신경으로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미주신경이 바로 부교감신경의 핵심 통로입니다.
장이 편안하게 잘 돌아가면 미주신경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부교감신경 쪽에 힘이 실립니다.
반대로 장이 늘 불편한 상태면 미주신경 기능이 약해지고, 결국 자율신경 균형의 한 축이 무너집니다.
그러면 교감신경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사소한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③ 그 외
입맛이 없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더위·추위를 유독 많이 타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모든 증상은 자율신경이 떠받쳐야 할 몸의 기본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리고 그 신호가 누적될수록 자율신경 자체도 점점 더 흔들립니다.
정리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문제는 이런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몸의 환경이 약해진다 → 자율신경의 안정성이 무너진다 → 작은 자극에도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튀어 오른다 → 얼굴 혈관이 확장되어 빨개진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선 다음 두 가지를 반드시 함께 봐야 합니다.
1️⃣ 자율신경의 과민한 반응 패턴
2️⃣ 그 반응을 만들어내는 약해진 몸의 환경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한 가지가 분명해졌을 거예요.
이건 단순히 수줍음이 많은 성격 탓도, 타고난 체질 탓도, 유전 탓도 아닙니다.
후천적으로 몸의 환경이 흔들리면서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진 결과로 생긴 증상입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흔들린 환경을 다시 세우면 균형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그래,
타고난 거라 어쩔 수 없어,
유전이라서 치료가 되겠어?
라는 생각은 이제부터 하지 않으시는 걸로 저랑 약속할게요.
제가 작성한 감정홍조 치료 칼럼을 반복적으로 읽어보신다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